57사단 여성예비군 소대장 기고문

김 순 자(동대문 여성예비군 소대장)
59년 전 6.25당시 아버지는 당시 6대종손 4대독자로 25세의 나이에 자원입대하여 불타는 전선에 참전하여 무수한 전과를 올렸다. 수많은 전투중 3번의 관통상을 입고 입대한지 2년 만에 제대를 하였지만 빨간 글씨가 새겨진 “명예제대”증을 보며 우리 5남매는 자라왔다.

당시 종손으로서의 책임감으로 연대장님의 소위임관 제의를 뿌리치고 제대 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 참전 시 아버지는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들던 김일성 고지, 낙타고지, 928고지 등 피비린내 나던 그 순간들을 생생하게 전해 주셨다. 그래서인지 나는 유년시절부터 군인의 꿈을 키우게 되었다.

그러나 어느새 중년의 나이가 되어 마음 속 한편에 군인의 꿈을 간직하고 있던 중 57사단에서 동대문 여성 예비군 소대를 창설 한다는 소식에 꿈을 이루고 국가와 지역을 위해 봉사 한다는 기대감으로 소대장 직책을 맡게 되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여성예비군 소대 창설식. 결혼식을 앞둔 신부의 마음처럼 설레였지만, 나를 비롯한 다른 소대원들은 저마다 내 고장은 내가 지킨다는 사명감에 비장한 표정이 묻어났다. 그렇게 창설식을 마친 후 기대하던 첫 소집훈련!

얼룩무늬 전투복과 전투화를 착용한 나는 아버지처럼 임전태세의 각오로 내 자신이 무척 자랑스러웠고 뿌듯했다.

더욱이 소대장으로서 리더라는 책임과 의무가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기는 했지만 사생결단의 다짐으로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시가지 전투훈련, 화생방 훈련, 구급법 교육 등 조교의 교육대로 아버님을 떠올리며 지금 이 훈련이 “실전이다” “전투태세 강화가 후방지역의 안보와 국가를 지킨다”라는 마음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비록 군인으로서 초년병이라고는 하지만 두려움이나 공포를 느낄 겨를도 없이 당당히 소대장 임무를 수행했다. 다소 미숙함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서로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모든 일정을 무사하게 마치게 되었다.

이제 오후 시간! 삶의 현장으로 돌아갈 순간이다. 비록 동료들과 함께 한 짧은 훈련 시간이었지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여성예비군으로서 전우애와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처음 여성예비군을 지원할 때는 남성보다 약한 몸과 사회적 편견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젊은 친구들이나 할 수 있을 줄 알았던 서바이벌 훈련과 화생방 훈련과 같은 힘든 훈련을 마치고 나니 꿈을 이루었다는 성취감이 밀려왔다.

앞으로 우리 지역의 여성예비군들도 가정뿐아니라 국가와 국민이 필요시 어디든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달려 나가 조국사수를 위한 불침번으로 거듭 날것을 다짐해본다.

끝으로 이번 여성예비군 소대 창설과 훈련에 최선의 노고를 아끼지 않은 57사단 관계자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리며 우리 여성예비군 소대원들은 ‘나도 국가방위를 위해 일조의 역할을 다하겠노라’는 자긍심으로 삶의 자신감을 충만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대한민국 여성예비군 파이팅! 57사단 동대문여성예비군 소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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